부동산 중개를 한지 어언 10년이 넘었다. 결혼해서 주부로 그냥 그냥 어느덧 40을 훌쩍 넘었다.
옆지기의 성화에 못 이겨 시작한 공부는 중도 하차를 여러 번 했다. 어려운 공부에 두꺼운 책은 한숨만 나왔고 명절, 제사, 생일, 결혼식, 장례식, 아기 돌, 모임 등 사람이 살면서 해야 할 일이 이리도 많은지 몰랐다. 1차 시험은 무난히 합격을 했다 2차를 위해 2년째 공부하던 해는 '떨어지면 어떡하지?'
라는 불안감에 더 힘들었다. 2차 시험을 보던 날은 시어머님 기일이었다. 절에서 모시며 시간은 오전이다. 2차 시험이 오후이긴 하나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. 2차 시험을 보는데 한 번도 해 보지 않던 실수를 했다.
밀려 쓴 것이다.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는 상관없이 진땀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가슴이 막 뛰었다.
새로운 답안지를 받아 적는데 손이 덜덜 떨렸다. 진땀이 나며 옮겨 적는 것인데도 얼마나 떨리던지 '종료하겠습니다.'
라는 감독관의 말씀에 나는 더 떨기 시작했다. 차분해지기 위...